경의 제스처를 실행한다.
천상의 아름다움에 경의를 표하라.
그 순간 그 존재의 찬란함이 완성될지니.
구걸 제스처를 실행한다.
뒷골목 출신 청소부들에게는 그들만의 전략이 있다.
거만한 서자들일수록 이 눈속임에 당하기 쉽다.
기도 제스처를 실행한다.
신에게는 기도를, 떠난 자들에게는 애도를.
무엇이든 평범한 인형이 품을 만한 감정은 아닐 것이다.
기쁨 제스처를 실행한다.
수많은 고난은 순수한 기쁨을 맛보게 한다.
터져나오는 행복을 굳이 막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도발 제스처를 실행한다.
노련한 도발은 그 자체로 무기가 된다.
승부는 상대의 평정심을 깨뜨리는 것부터 시작한다.
두려움 제스처를 실행한다.
두려움을 부정하지 말라.
두려움을 아는 자야말로 적에게 더 강한 공포를 선사하나니.
바닥 확인 제스처를 실행한다.
바다 건너 아침의 나라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
박수 제스처를 실행한다.
박수는 순수한 찬사이자 즐거움의 표현이다.
아마 즐거운 심장 소리와 가장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분노 제스처를 실행한다.
혈관이 타들어가는 열기를 기억하라.
복수는 이 분노에서 시작한다.
스토커의 맹세 제스처를 실행한다.
서자들과 청소부들 모두 통용되는 인사다.
검을 쥐게 된 이유를, 지킬 자들을 위한 서약을 되새긴다.
어느 깃발 아래 싸우더라도 이 맹세만은 변하지 않는다.
슬픔 제스처를 실행한다.
상실을 겪은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슬픔이 아니다.
하지만 조금이나마 고통을 옅게 해줄 수는 있을 것이다.
앉기 제스처를 실행한다.
황금으로 만든 왕좌와, 거지의 낡은 깔개.
그 무게는 다르지만 결국 똑같이 앉을 뿐이다.
애원 제스처를 실행한다.
언제부턴가 크라트에는 눈물과 비탄이 일상이 되었다.
인형은 그 눈물을 주워 모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옷 자랑 제스처를 실행한다.
아름다움을 뽐내고 싶어하는 것은 살아있는 존재의 본능이다.
그것이 소박한 선물이어도, 어떤 이에게는 충분히 아름다운 법이다.
으스대기 제스처를 실행한다.
뒷골목의 철칙 하나.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절대로 남들 앞에서 으스대지 말것.
인사 제스처를 실행한다.
크라트 사교계는 우아한 예법으로 유명하다.
그 기품은 예절바른 인형에게도 깃드는 법이다.
추모 제스처를 실행한다.
어떤 상실 앞에서는 성자의 위로도 통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예의는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